오히토리사마, 드라마는 드라마답게.

TBS 2009년 4분기 드라마, 독신(おひとりさま, 오히토리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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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에 한참을 빠져있다가 정말 오랜만에 찾아본 일본드라마.
독신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본에서는 30대가 될 때 까지 결혼에 골인하지 못한 여자들은 마케이누(負け犬,싸움에 진 개. 얼마전 TV에서 논란이 있었던 '루저'의 의미에 가깝다.)라 불렀다. 그런데 독신여성들이 늘어나고, 복잡한 결혼생활과 가정사에 치이지 않고 심플하게 자신의 삶을 즐기기 위해 적극적으로 독신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독신의 호칭이 마케이누에서 오히토리사마-おひとりさま, 높임접두어[お]+혼자[ひとり]+님[さま]. 일반적으로 음식점 종업원들이 혼자온 손님을 맞이할때 우리말로는 '혼자님입니까'라고 말하는데, 그 때의 '혼자님'이다.-로 변했다. 독신에 대한 존칭쯤 되겠다. 물론, 반어적으로 비꼬는 의미도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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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녀 아키야마 사토미 역을 맡은 미즈키 아리사. 33살로 극 중에서도 실제 나이다. 5년전에 사귀던 남자로부터의 프로포즈를 결혼과 일의 병행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이유로 거절한 이 후, 독신님이 되었다. 자신은 '결혼을 못 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라고 말하는 입버릇이 사토미가 스스로 받는 사회적 압력과 컴플렉스를 보여주기도 한다. 결혼을 하지 않은 대신 사회적으로 성공했다. 척척 일을 잘 해내서 교사로서 촉망과 신임을 받고 빠른 나이에 학년주임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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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남자주인공 카미자카 신이치 역의 텟페이. 실제 직업은 무려 아이돌이지만 극중에서는 프리터를 막 벗어난 임시교사. 23살(실제나이도 동일)로 아키야마와는 10살 차이다. 드라마 스스로 말하는 대로 '초격차연애'다. 아키야마와 투 샷을 보면 묘하게 엄마와 아들 삘이 나기도 한다. 아키야마가 한창 유행하는 "오히토리사마"라면 카미자카 역시 지지않을 정도로 유행하고 있는 "초식계"다. 당당하게 제 삶을 살아가는 여자와 어딘가 유약한데가 있는 10살 연하 초식남 초격차연애. 미소년 초식남 답게 극 중 선생님 학생 가릴 것 없이 모든 여성의 사랑을 받는다. 남성판타지와 여성판타지를 동시에 자극하는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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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식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신선하다고도 할 수는 없는 연상연하 커플 소재. 동경타워를 보면 친구 어머니와도 열애에 빠지는데 이 정도는 아직 준수하다. 그와 그녀의 주변인물들은 이 얼핏 불가능해 보이는 연애관계의 가능성에 처절히 관광당한다. 삼각관계, 짝사랑이 복잡하게 얽혀들지만 모두 패배하고 최후의 승리자는 이 두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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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신이다. 동정이라고 변명했지만, 아키야마는 카미자카의 아픔을 치유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다. 표면적으로 본다면 이 백허그 한 번에 카미자카는 무너졌다. 그러나 모테모테(もてもて,인기있는)한 초식남으로서, 다른 여자들의 구애를 모두 뿌리친 것을 보면 그도 그 전 부터 마음이 있었던게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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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연애에 휘말리는 연쇄 피해자들. 친구인 케이타는, 카미자카를 좋아하는 키미코를 좋아한다. 케이타는 좋은 캐릭터다. 겉보기에 한심해보이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망설임없고, 과감하고, 정정당당하다. 카미자카에게 "니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돌아보지 조차 않는거야"라고 충고할 때 존재감이 빛났다. 그리고 어쨌든 염원대로, 전투에서 탈락한 키미코를 고구마로 G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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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보면 이커플 진짜 민폐다. 역시 이 커플의 연애사에 휘말렸다 패가망신하는 맞선 남자 & 5년전 남자친구. 아키야마는 소회를 말한다. "카미자카를 만나고 나서 5년 분의 남자가 한꺼번에 몰려온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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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독신이 신경향으로 주목받는 것은 여전히 독신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존재함을 반증한다. 일상생활에서 조여드는 미시권력의 그물망을 자기나름대로 헤쳐나가는 아키야마. 그런 당당한 아키야마이기 때문에 혼자서 사는 것보다 더 불안하고, 더 큰 사회적 압력이 있을지도 모르는 연애를 감행할 용기를 냈을 것이다. 드라마는 '혼자임을 즐기며 산다'는게 '누군가와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유치한 장면도 많다. 아직도 전통적인 가족드라마로서의 관성-쉽게 동의할 수 없는, 편견에 가득한 교훈과 계몽주의적 설교-이 그대로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아예 그쪽 노선을 노골적으로 취하면서 드라마로서의 겸손을 지켰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판타지에 현실이 끼어드는 것을 싫어한다.

그리고, 빅뱅의 주제가가 좋았던 것도 한 몫.

2010/01/27 21:03 2010/01/27 21:03
youz
하이퍼 디스렉시아 2010/01/2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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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영 2010/01/30 09:49  수정/삭제  댓글쓰기

    맨 위에 포스터(?)에서 여주인공 너무 볼살없게 나와서 궁핍해보이네...ㄷㄷ

    그건 그렇고 추노봐바. 와호장룡이나 영웅 퀄리티의 티비판 무협영화 보는 거 같어. 좀 과장이긴 한데 매우 재미있음.

    야근할 때 아프리카로 몰래 보는 거지.

    • Youz 2010/01/31 11:05  수정/삭제

      추노가 그렇게 재미있다며

      긍데 우리 언제 보지
      너 얼굴 까먹겠다

  2. 유영 2010/01/31 21:15  수정/삭제  댓글쓰기

    발렌타인 때 초코렛들고 찾아갈께

    • Youz 2010/02/01 17:42  수정/삭제

      그 때 봐도 1년만에 보는 것이군
      빨리 졸업하고 서울로 오는게...

  3. 유영 2010/02/01 20:59  수정/삭제  댓글쓰기

    젠장... ㅜㅜ

    근데 가 말어? ㅋㅋ

    • youz 2010/02/01 21:05  수정/삭제

      근데 이번 발렌타인데이 설 아니냐?
      나 대구에 있엉;

  4. 유영 2010/02/02 03:17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하늘이 내린 커플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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