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도 즐겁게 하는 자신과의 대화법 3단계


힘든 일도 즐겁게 하는 자신과의 대화법 3단계

 

1 단계

자신의 삶에서 하기 싫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에게 해야만 한다고 말하며 하고 있는 일을 적어보자. 그 목록이 얼마나 긴가를 보면 왜 자신이 인생을 즐기지 못하면서 사는지 이해할 수 있다.

 

2 단계

목록을 다 적은 뒤, 이런 일들을 꼭 해야만 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그것들을 하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한다는 것을 명백히 인정한다. 항목마다 ‘나는 ~을 하기로 선택한다’로 토를 단다.

 

3단계

자신이 선택해서 한다는 것을 인정한 다음에는 그 선택 뒤에 있는 동기(욕구)를 찾아낸다. 그 동기들은 기여, 배움, 성장, 나눔 등. 그리고 각 항목을 다음과 같이 다시 쓴다. ‘나는 ~(욕구)을 원하기 때문에 ~(일)을 하기로 선택한다.’

‘하기는 싫지만 해야만 해’라고 생각해서 하는 일이 있다면 내가 무엇을 원하기에 그 일을 하는지 짚어본다.

(FROM 비폭력대화)

2010/07/21 05:03 2010/07/2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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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 2010/07/21 05:03
 

법칙에 복종하는 사유는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다

계몽은 수학적 사고를 한다. 수학적 사고란 법칙에 따른 사고이다. 수학적 사고는 “공식에 들어맞지 않은 것, 즉 비분해성이나 비합리성이 수학적 원리에 의해 왜곡되는 것”이며, 계몽은 “사유와 수학을 일치시키려 하는 것”이다. 계몽의 세계에서 수학적 사유는 “사유의 의식”이 되었고, “수학적 방식은 사유를 사물로, 즉 도구로 만드는 것이다.” 실증주의는 현실에 대한 긍정의 철학이다. 수학적 세계에서는 법칙에서 벗어난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 “현존하는 속박의 틀로부터 빠져나가려는 것은 과학적 정신에게는 미친 짓이나 자기 파괴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사유의 메커니즘이 존재하는 것을 승인하고, 존재하는 것에 굴복하면 할수록 사유는 “맹목적으로 존재자의 단순한 생산에 만족한다.” 존재자를 단순하게 재생산하는 계몽의 사유는 신화의 사유와 동일하다. “신화는 자신의 형상 속에 기존 세계의 정수, 즉 순환, 운명, 세계의 지배를 진리의 형태로 반영함으로써 희망을 체념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로써 계몽은 신화로 돌아가지만 새로운 신화로부터 빠져나올 방도를 계몽은 결코 알지 못했다.” 계몽의 언어가 빚어낸 가장 큰 죄는, 인간의 언어를 법칙화시킴으로써 언어로부터 부정의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배제하였다는 점이다. 부정을 표출할 수 없는 계몽화된 인간의 언어는 억압을 표현하지 않으며, 억눌린 자의 목소리는 계몽의 언어 속에 담겨 있지 않다. 계몽의 언어는 진실한 의미를 발표하는 대신 지배의 도구로 전락한 것이다. “사유를 수학적 장치로 환원하는 것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세계에 대한 승인이다.”

- 노명우, <아도르노, 호르크하이머, 계몽의 변증법>

2010/07/10 18:33 2010/07/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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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 2010/07/10 18:33
 

말과 사무

일을 하다보면 궁금해 지는 것이 하나 있다. 적어도 업무에 있어서 정보의 전달은 꼭 언어적 형식을 거쳐서 부분적으로 밖에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까? 대부분의 문제상황은 내가 아는 것과 상대 방이 아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상대방은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쉽게 가정하고, 나한테 없는 것을 있다고 쉽게 생각한다. 또한 나는 상대방이 명시적 언어형태로 발화한 내용을 받아들일 수는 있어도, 그 발화가 있기까지의 상대방의 생각과 의도는 쉽게 파악할 수 없다. 언어행위를 통한 정보의 전달은 진의(眞意)의 암호화(Encoding)와 해독(Decoding) 과정이다.  

바다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는 시원함을 생각하고 누구는 푸른 것을 생각하며 누구는 파도를 생각하며 누구는 삼성의 핸드폰 플랫폼을 생각한다. 이건 정답이 없는 문제고, 아무리 군더더기 없이 건조하고 정확하게 말하더라도 듣는 사람은 의식적으로 그 언어가 지시하는 것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보기중에서 어는 것인지를 선택(Decoding)해야 한다. 선택은 전적으로 듣는 사람의 몫이며, 전적으로 그의 취향에 의존한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특정한 다른 사람과 제대로된 의사소통을 전혀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코덱(CODEC)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가간 민족적 언어적 차이나 방언과 같은 물리적 언어 프로토콜이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단어 같은 관습적 언어를 수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어취향이 달라 서로의 말을 이해할 수 없는 경우다. 사람끼리 잘 맞고 안 맞고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이런 언어 취향도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당신이 생각하는 바이고, 한마디 말이면 열가지 상황이 다 이해되는 세상이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오늘은, 잘 해독이 되지 않는 말의 폭풍 속에 무던히도 휩쓸려 다녔다.  
2010/06/24 00:20 2010/06/2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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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연애주의자 2010/06/24 00:20
 

폭스바겐 앞의 대화

일요일 오전에 출근했다.

센터장님이 내게 말했다.

"니가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성공한 많은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서 무언가를 희생했다. 앞서간 천재들이 해 놓은 것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마라. 그들은 설문지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상상할 수 없는 노력과 훈련을 거쳤다. 니가 그들과 같은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한정된 시기에, 그들과 같은 노력을 해야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그랬던 것 처럼, 너도 무언가를 걸어야 한다. 무언가를 건다는 것은 다른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한시적으로 가족의 단란함, 때로는 건강과 같은 가치들을 포기해야 한다. 그 한정된 시기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그렇게 쌓아놓은 것을 가지고, 나중에 놀고 먹는거다. 내가 너라면 이 설문의 구조와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게다가 세상의 진리는 한가지를 끝까지 파본 사람만이 다른 일도 잘 할 수 있다는 거다. 사람들이 나를 지속가능경영의 전문가라고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나는 특정 분야의 지식 뿐만 아니라 일하는 방법과 원리를 궤뚫고 있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지 않다. 개개인만의 편차가 있고 잘하고 못하는 것은 노력뿐만 아니라 개인의 재능에도 달렸다. 그런 것 까지 고려한다면 들여야 될 노력은 어마어마한 것이다."

나는 생각했다.

'열정 없이 열심히 무언가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렇게 무언가를 얻기위해 무언가를 포기한 사람은 진정한 의미에서 성공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단거리 선수는 빨리 달리지만 빨리 지칩니다. 사람들은 김연아를 보고 성공했다고 칭송하지만 그는 이제 스무살일 뿐입니다. 20대에 영광을 가진 사람이 그 영광에 기댄채 나머지 70년을 쓸쓸하게 살아간다면 그것을 성공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미래에 누려야할 성공을 미리 앞당기려는 조급함일 뿐입니다. 어떻게 지속가능경영의 전문가를 자처하시는 분이 미래의 발전가능성, 단계적으로 밟아가서 미래에 향유해야할 삶의 가치들을 무리하게 당겨 쓰는 것을 성공이라 부르십니까. 인생은 한정된 비스킷 통과 같습니다. 그 비스킷은 무리하게 먼저 꺼내먹을 수는 있어도, 통안에 든 비스킷이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일에서 궁극에 오르면 나머지 일을 잘 할 수 있다 하셨습니다. 모든 일에는 모든 일에 따르는 지식과 적응의 과정이 있는 법입니다. 일에 쫓겨 사람을 사귀는 것을 게을리 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삶에 대해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고 유연한 생각을 할 수 있겠습니까. 공부만 한 아이가 졸업하고나니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된 이야기는 수도 없습니다. 지금 한가지를 위해 나머지를 포기하는 사람은 절대 인생의 종국적 관점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겉으로 말하지는 않았다.

나는 아직도 직장에 있고, 지금은 저녁 9시 37분이다.

2010/06/20 21:41 2010/06/20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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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연애주의자 2010/06/20 21:41
 

결혼식

용우형이 결혼했다.압구정 성당이었다.

주례보는 '신부'가 답지않게 주례도중에 농담과 게임

- 탁구공을 던져서 종이컵으로 신부가 받으면 김치냉장고를 주겠다 -을 했다.

나는 웃었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이 나에게는 어딘가 TV속의 일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용우형과 신부가 입장하기 얼마전

예상했던대로, 멀리서 그가 눈에 띄었다.

나는 어색하게 가까스로 인사를 했고,

호기심과 반가움 걱정이 뒤섞인 눈을 외면했으며,

퍼지는 가슴의 동요를 억누른채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주변의 세 사람은 식사도중 나를 찌질한 남자라 평가했다.

2010/06/19 20:53 2010/06/1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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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연애주의자 2010/06/19 20:53
 

꽃과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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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9 19:41
 

안녕

좋아한다고 하면서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솔직하다고 하면서
한 번도 진실한 적 없었다.

배려한다고 하면서
상처받지 않으려고 방어하기에만 급급했고,
진심이라 하면서
한 번의 버팀도 없이 물러났다.

내 옆자리는,
불안하기만 하고 아무것도 기댈 수가 없는
그런 불편한 자리였다.
나는 그렇게, 끝없이 이기적이기만 한 사람이었다.


미안하다.
나는 한 번 싸우고나면 우리가 쉽게 화해할 수 있을 거라 단순하게 믿었다.
한 번의 오해로, 작은 잘못으로,
무언가 생겨났고 그것만 해결하면 갈등이 없어질 것 같았다.

그런데 그건 계기였을 뿐,
그전부터 알게모르게 니가 나에게서 받아온 상처가
쌓이고 쌓여 있었던 거라 생각한다.
니가 나 모르도록 내색하지 않고 혼자 받아왔을 상처가,
이제서야 전해져온다.

니가 왜 나를 피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소통하려하지 않는다고 되려 화를 냈다.

내가했던 말.
화가나면 속으로 침잠하지 말고 말을 하라고 했던 말.  
그게 너에게는 그토록 어려운 일인지를,
나는 몰랐다.
말하는 순간은 이미 끝이 되어 있으리란걸 알고
너는 견디고 있었다.
그게 사람 상처주기 싫어하는 니 상냥한 배려였는데.
정말 몰랐다.


멍청하고 이기적이고 바보같았던 나는
이별의 순간에도 괜찮은척 아무렇지 않은척 하려고 애썼다.
조금쯤 더 솔직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2010/05/26 21:28 2010/05/26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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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연애주의자 2010/05/26 21:28
 

지속가능발전 담론을 다시 생각해보다

원문주소: http://www.greenkorea.org/zb/view.php?i ··· no%3D618

‘지속가능발전’ 개념의 탄생과 진화
환경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논의 흐름은 유독 년도의 끝자리가 2로 끝나는 해와 인연이 깊다. 1962년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을 통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였고, 1972년 로마클럽은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통해 인구증가에 의한 환경문제가 더 이상 성장을 불가능하게 할 것임을 경고하였다. 같은 해 스톡홀름에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최초의 국제회의인 ’유엔인간환경회의’가 열렸다. 10년 뒤인 1982년 케냐에서 유엔환경회의가 다시 열렸고,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 2002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이어졌다. 다음 회의는 공식적으로 확정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역시 연도 끝자리가 ‘2’인 2012년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환경에 관한 국제회의를 통해 지난 30여 년간 국제사회가 지구 환경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찾은 해답이 바로 ‘지속가능발전’ 개념이다. '지속가능발전‘ 개념 탄생의 역사는 간단하지가 않다. 1972년 유엔은 인간환경회의를 열면서 심각한 환경문제에 대해 세계 모든 나라가 쉽게 합의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선진국과 후진국간에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드러났다. 선진국 중심의 환경보전을 위한 각종 규제정책에 대해 후진국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결국 2년 뒤 개최된 체코의 푸카레스트회의에서부터 국제 환경정책 관계자들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인구, 자원, 빈곤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982년 케냐에서 열린 유엔환경회의에서 또다시 환경보전과 경제개발에 대한 선진국과 후진국의 열띤 공방이 벌여졌고, 환경과개발에관한세계위원회(WCED)의 설치가 결의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WCED는 1987년 4월 ‘우리공동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 보고서에서 ‘지속가능발전’을 환경보전과 경제개발을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이념으로 정립하였다. 보고서는 인류 전체의 장래를 위협하는 요소로 빈곤, 인구, 성장,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환경 파괴 등을 들고, 대안으로 ‘미래세대의 욕구를 제약하지 않으면서도 현 세대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개발’이라는 지속가능발전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지속가능발전은 개념 형성과정에서 환경문제 외에 후진국의 빈곤이나 문맹 문제와 소통과 지역사회 참여의 중요성을 받아들여 포괄적인 개념이 되었다. 그런 개념들 중에서도 주요한 세 가지 영역으로 사회, 환경, 경제 분야가 자리 잡았다.
1992년 6월 리우환경개발회의를 통해 지속가능발전 개념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개념이 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리우선언문과 의제21을 갖춘다. 의제21은 거의 모든 세계 지도자들이 합의를 했는데, 환경보전과 경제개발이 지구적 수준은 물론, 국가적, 지역적 수준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의제21과 함께 채택된 기후변화협약과 생물다양성협약은 각각 1997년 ‘교토의정서’와 2000년 '생명안전의정서‘로 발전한다. 리우회의 10년 후인 2002년 8월에는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의가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되어 요하네스버그 선언문과 이행계획을 채택하였다. 희의 명칭이 ’환경‘에서 ’지속가능발전‘으로 바뀌었다. 지금 세계는 바야흐로 ’지속가능발전‘ 개념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시장의 관점과 지속가능성의 관점
1968년 가렛 하딩이 제기한 공유지의 비극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구의 환경이 악화 일로에 있는 것이다. 목초지와 같은 공유지는 누구에게나 열려있기 때문에 공유지를 이용해서 얻는 이득은 개인에게 귀속되고 그로 인한 폐해는 공동으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저마다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그 결과 공유지는 황폐화된다. 연구 논문에 수없이 많이 인용된 하딩의 주장은 대기오염, 지구온난화, 월경성환경오염을 훌륭하게 설명해준다. 다만 가렛 하딩은 환경파괴의 근본 원인을 인구 증가로 보았지만 실제로는 산업화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산업화를 통한 경제성장은 이미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국가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고 있다. 따라서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세계화’나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이 ‘지속가능발전’ 패러다임과 충돌하거나 오히려 압도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구환경전망(Global Environment Outlook-3)' 보고서를 통해 2032년까지 인류와 지구에 일어날 환경변화를 예언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토양침식, 물 부족, 생물다양성 파괴, 연안과 해양 오염에 대한 긴급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30년 후에는 지구 지표면의 70%가 개발로 인해 파괴될 것이라는 전망을 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2032년의 지구에 대한 예측을 하면서 2개의 가상 시나리오로 만들었는데 바로 ‘시장’이 먼저냐, ‘지속가능성’이 먼저냐로 구분한 것이다. 대기문제를 두고 ‘시장’ 시나리오에 따르면 화석연료에 의한 탄소산화물 방출량은 2032년경 160억 톤에 달하게 된다. 반면 ‘지속가능성’ 우선 시나리오에서도 방출량은 증가하지만 에너지 효율기술 도입으로 탄소산화물 방출량을 연간 80억 톤 이하로 낮출 수 있으리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구환경전망 보고서에서 미래를 향한 두 가지 갈림길을 제시했듯이, 현재 인류가 처한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도 주로 ‘시장’과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현실 세계에서 시장을 대변하는 기구는 WTO, WB, IMF 등이 있지만 지속가능성을 대변하는 국제기구는 아직 구성되어 있지 않다. WTO는 지금까지 환경보다는 시장과 무역거래 활성화에 중점을 두면서 환경과 대립하는 결정을 내려왔다. WTO 출범 기반이 된 우루과이라운드 협정 최종안이 농업, 지적재산권, 투자, 서비스를 포함한 상세 조항으로 2만6천여 장을 넘는데 반해, 의제21은 총 2백73쪽으로 분야별 구체적 실행안이 빠져있다. 국제사회가 합의한 다자간환경조약은 생물종다양성조약, 기후변화협약, 사막화방지조약 등 500여개가 넘지만 조약 당사국 사이에 법적인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분야는 극히 드물다. 협약을 실질적으로 실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각국의 의무이행 상황을 감시하고 강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하고, 재정 및 인적 역량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내겠다는 국가가 없다. 그러다 보니 개도국이 처한 사회경제문제 해결방법도 시장자유화에 맞춰지는 ‘시장’ 우선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누구의 필요를 충족시킬 것인가
한정된 지구의 자원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누구의 필요를 얼마나 충족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가 된다. 모든 인간의 욕구와 기본적인 필요는 동등하다. 그럼에도 현재 지구상에서 보여주는 물리적 물질 수준의 불평등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작스와 간디는 똑같이 반문한다. “얼마나 있어야 만족하냐고?” 간디는 만일 인도가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소비를 하려면 착취할 수 있는 다른 지역과 인종을 찾아야만 할 것이라고 얘기하였다. 아울러 세계는 모든 사람의 필요를 채우기에는 충분하지만 욕망을 채우기에는 불충분하다고 하였다. 전세계적 환경 NGO `지구의 친구들'은 선진국과 다국적 기업들이 제 3세계에서 석유와 목재, 광물 및 해양 자원을 장기간 과다 개발해 환경 파괴와 가난을 촉발했다며 `생태채무(Ecological Debt)' 변제를 촉구하고 있다. 빌려 쓴 돈으로 치면 개도국이 많지만 생태적으로 보면 선진국이 오히려 후진국에 빚진 셈이라는 것이다.
더 가치 있고 긴급한 ‘필요’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유럽과 미국에서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바이오디젤용 농작물은 절대적 빈곤 상태에 있는 아프리카나 아시아에 있어서는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긴급한 필요에 해당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긴급한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변화할 수 있는 수단은 바로 거버넌스를 통해서 이뤄진다.
세계화로 인해 날로 심화되는 부의 편중으로 인해 세계인 절대 다수가 체감하는 박탈감을 해소하고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이다. 글로벌 거버넌스의 정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이트(Knight)는 “글로벌 거버넌스는 개별 국가의 영역을 초월한 것으로 증명되고 있는 사회정치적인 것들로부터 군사안보 문제에 이르는 무수한 초국가적 딜레마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 지역 및 지방 차원들에서의 합의를 조율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정리한다. 결국 전 지구차원의 문제 해결을 위서 각 국가와 유엔(UN)을 비롯한 국제기구, 그리고 시민사회(NGO)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국제적 운영원칙을 구성하자는 것이다. 이처럼 지속가능한 발전의 실천여부는 글로벌 거버넌스를 어떻게 잘 실현해 낼 것인가에 달려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가 효과적이려면, 국가 및 지방의 바람직한 거버넌스(Good Governance)의 토대 위에 세워져야 한다. 결국 국제기구들은 국가의 대표들로 구성되며, 그 국가의 민주적 합의가 반영되는 곳이 글로벌 거버넌스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지역으로 돌아가, 아래로부터 평등과 정의, 생태적 철학을 자리잡는 것이 중요해진다. 하딩이 이야기 한 ‘구명보트의 윤리’에서 보트 밖에서 헤엄치는 사람들을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구명선에 탄 사람들이 거버넌스를 통해 자신들의 환경부하를 줄이면서 구명선의 보다 많은 공간을 나눌 수 있도록 합의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생존과 지구를 위하여
1972년 발표된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는 현재의 지수적인 성장 추세가 계속 변하지 않는 한 앞으로 100년 안에 성장의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보았다. 보고서가 나오고 30여년이 지난 지금 로마클럽의 보고서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문제 해결 가능성, 기본 데이터들의 문제로 인류의 미래를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평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2007년 IPCC는 기후변화로 인해 2080년 모든 생물종의 멸종위기를 처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로마클럽이 2072년 예상한 ‘성장의 한계’를 통한 지구의 미래에 대한 경고는 아직도 유효하다.
우리가 지금 무엇인가를 실천하지 않으면 지속가능발전개념은 어쩔 수 없이 “성장중지개념”으로 ‘강한 지속가능성’을 표방하는 개념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자연의 한계로 인해 선택의 여지가 없이 성장의 중지 또는 퇴보를 택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이미 인류와 지구 생물체들은 아주 심각한 상황에 있는 것이다.  
스탠포드 의대의 의학박사인 필립 M. 하터가 계산해서 인터넷 이메일을 타고 전세계에 알려진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에서 보여주는 세계는 다음과 같다. 57명은 아시아인/ 21명은 유럽인/ 14명은 서반구(미주)인/ 8명은 아프리카인, 6명은 세계 부의 59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고, 그 6명은 모두 미국 사람, 80명은 적정수준에 못 미치는 주거 환경에 살고 있고, 70명은 문맹, 50명은 영양실조, 1명은 대학 교육을 받은 적이 있고, 1명은 컴퓨터를 소유하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글을 읽을 수 있고 교육을 받은 적어도 세계 상위 30% 안에 속하는 선택된 사람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선진국의 소비규모가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지속가능한 지구는 불가능하다. 폭주하는 기관차 중국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지금 중국인 대 미국인의 에너지 사용비율은 1:8 이지만 현재 속도로 경제발전을 해나가게 되면 빠른 시일 내에 그 격차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빈곤문제를 ‘경제발전’을 통해 해결하면서 중국의 ‘환경’은 나아지고 있는가. 13억 중국인들이 미국인들과 같은 수준으로 살게 되었을 때 우리 지구는 그 부하를 견딜 수 있을 것인가. 답은 희망적이지 않다.
환경을 둘러싼 여러 사회적 자연과학적 징후를 살펴보면 답은 하나이다. 지난 30년간 합의를 이룩해온 지속가능발전 개념을 실행하기 위해 지금 당장 무엇인가를 실행하지 않으면 2012년 지구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다시 모였을 때 그 때의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고 암울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속가능발전 개념의 실행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참고자료
리우+10 한국민간위원회,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평가와 과제], (리우+10한국민간위원회, 2002)
레스터 브라운 외, [지구환경보고서 2002](생태사회연구소 옮김), 도요새 2001
헬레나 노르베리-호지/ISEC, [허울뿐인 세계화](이민아 옮김), 따님 2001
힐러리 프렌치, [세계화는 어떻게 지구환경을 파괴하는가](주요섭 옮김), 도요새 2001
이유진,  “요하네스버그로 가는 길”, 『한국환경보고서 2001』, 녹색사회연구소 2002.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유엔 지속가능발전교육 10년을 위한 국가 추진 전략 개발 연구], 2005.
WCED, Our Common future(London: Oxford University press, 1987)
Garret Hardin,  "The Tragedy of the Commons," Science. Vol. 162, (1968)
Wolfgang Sachs, "Sustainable Development: On the Political Anatomy of an Oxymoron," in Planet Dialectics: Explorations in Environment & Development. Fernwood Publishing, Westview. pp. 71-90, (1999)
Herman Daly. “Sustainable Growth: An Impossible Theorem," in John Dryzek and Schlosberg(eds.), Debating the Earth: The Envrionmental Politics Reader. pp. 285-289, 1992.


이유진 (녹색연합 정책위원)
2010/04/21 11:37 2010/04/21 11:37
youz
 

선별적 복지

DY의 글. 공감.

선별적 복지라는 건,
내가 끊임없이 '시혜'를 베풀어주는 '누군가'에게
'나는 가난하다'라고 증명해야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자존심까지 가난한 건 아니기 때문에
나를 가난하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나는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쉬쉬해서 다른 사람이 모르게 하더라도,
-애초에 그것부터가 가능할 것 같진 않지만-
'나'는 아는 것이다. 내가 혹은 우리집이 가난하다는 것을.


이것이 하위 30%만 무상급식을 '절대 비밀로' 문제없이 시행하겠다는 발표에 한숨을 쉬게 되는 이유고,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다.
또, 경제적 비용만 따질 줄 아는 사람들이 나라를 움직여서는 안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들은 '사회적 비용'이라는 걸 계산할 줄 모르니까.
2010/04/02 14:38 2010/04/02 14:38
youz
안티연애주의자 2010/04/02 14:38
 

이상한 나라의 자카르타

세상의 수 많은 이질적인 것 들이 모여서 하나의 도시 자카르타가 되었다. 자카르타에는 풍경을 이글이글 왜곡시키는 건조와 더위가 에어콘의 시원한 냉방과 공존했다. 얼음과 함께 샘물을 대나무통에 담가 파는 노점상인이 길거리에 있는가 하면, 세나야 시티에는 구찌, 베르사체, 페라가모 명품점들이 함께 늘어서 있었다. 마치 뉴욕인 것처럼 하늘을 찌를 듯한 고급 비즈니스 건물들이 빽빽한 중심가를 지나 외곽을 조금만 벗어나면 낡은 시멘트 집에 형형색색 촌스럽고 천박한 간판을 내건 시골 슈퍼마켓들이 나왔다. 벤츠, 폭스바겐, BMW는 문도 제대로 달리지 않은 낡은 마을 버스와 함께 달렸다. 그 사이로 파리떼 같은 오토바이들이 두려움도 없이 차들 사이사이에서 장난감처럼 주행했다. 세나야시티 서점에는 이슬람 경전과 기독교 십자가가 칸막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걸려있었다. 뿐만아니다. 부디 내가 잘못 들은 것이길 바라지만, 인도네시아에는 580여개의 지방언어가 있다고 한다. 내가 중학교때 부터 핸드폰에 저장해온 사람들 연락처의 합계 보다 많은 수의 언어가 한 나라에 존재했다. 자카르타는 그 다양성의, 수도다.

지난 3월 3일, 아시아 생산성 협회에서 열리는 컨퍼런스를 핑계삼아 나는 자카르타로 떠났다. 그 때 나는 아직 채 겨울이 가시지 않은 한국의 계절에 맞춰 점퍼를 입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후텁지근한 바람이 통로로 불어왔다. 저녁 8시 30분이 지났는데 온도는 29도를 넘기고 있었다. 더웠다. 점퍼 깃에 달린 풍성한 털이 웃기게 느껴졌다. 비행기에서 내렸을 뿐인데, 사람들은 모두 면티나 반팔 차림이었다. 갑작스런 여름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자카르타에는 두 개의 계절밖에 없었다. Hot과, Very Hot.

이름에서 이슬람의 운치를 느끼게 하는 '술탄'이란 호텔에 묵었다. 호텔은 아시아 생산성 협회가 예약해 줬다. 호텔 내부에 들어서니 묘한 향내가 났다. 수속을 마치고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다 그 냄새를 알아차렸을 때, 나는 문득 훗날 자카르타를 기억한다면 먼저 이 향기를 떠올리게 될 것임을 느꼈다. 조금 쓸쓸하고 착 가라앉은 듯한 우울한 향기. 호텔은 가운데 적당한 크기의 야외수영장이 있는 정원을 끼고 길게 이어져 있었다. 2군데의 뷔페식 식당과 2군데의 간소한 카페, 와인바, 스파, 비즈니스 센터 같은 것들이 주요 시설물이었다. 방은 혼자쓰기에는 너무 넓었는데, 킹사이즈 침대위에는 베개가 3개나 있었다. 바닥에는 카펫이 깔려있었고 TV가 있었지만 볼만한 채널은 영어로 더빙된 일본애니메이션이 나오는 채널 하나 뿐이었다. 한쪽 벽면에 바깥 경치가 보이는 널찍한 유리와, 그 앞을 미닫이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커텐용도의 문이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 앞에는 업무를 볼 수 있는 책상과, 간편하게 앉아서 쉴 수 있도록 나무 등받이가 있는 반원형태의 1인용 쇼퍼가 있었다. 인터넷은 연결되지 않았다. 나는 나중에야 비즈니스 센터에서 인터넷 연결을 위한 선불카드를 판매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틀간 컨퍼런스 본 행사가 진행 되었는데, 말레이시아, 싱가폴, 피지,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 각국 인사들이 참가했다. 대부분 정부측 인사이거나, 주요 기업 CEO들이라서 나와는 사회적인 신분 차가 있었다. 행사진행기간 동안 라오스에서 온 아주머니와 이란에서 온 아저씨, 말레이시아에서 온 아저씨2와 가끔 이야기를 했다. 이 분들은 이름이 너무 길고 복잡해서 기억할 수가 없다. 이 사람들도 내 복잡하고 어려운 이름을 아마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진행요원이었던 알람시아는 친절한 사람이라, 무뚝뚝하고 사람낯을 가리는 내게도 먼저 살갑게 굴어주는 바람에 꽤 친해질 수 있었다. 그는 토속 인도네시아인인데, 코에 콧털이 무성했다. 알람시아는 이틀간 본 행사를 마치고 주최측에서 마련해준 투어를 인솔하는 동안 내게 인도네시아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투어는 자카르타 인근에서 환경친화적인 경영방식으로 모범이 되고 있는 회사들을 방문하는 투어였다. 투어버스가 자카르타를 벗어나자 곧바로 낡은 시멘트 집에 천박한 간판들이 걸린 조잡한 길이 나왔다. 그 길가의 낡은 집들은 인도네시아의 갑작스럽고 준비되지 않은 경제적 발전을 보여주는 간판들을 달고 있었는데, 그 간판들은 한국의 지방 도시에 있는 골목길에 걸릴법한 것들이었다. 그 시골도 도시도 아닌 어정쩡한 정체성을 가진 부조화의 길을 투어버스가 달리는 중에 알람시아가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이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자카르타로 일을 하러 온다고 설명해 주었다. 도로를 보니 정말 오토바이가 많았다. 차와 같은 수, 아니 차보다 오토바이가 조금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알람시아도 오토바이를 탄다고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7세만 지나면 누구나 오토바이 면허를 딴다. 인도네시안 오토바이는 일정 마지막날 근처 쇼핑몰로 택시를 타고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지겹게 보았다. 자카르타의 도로는 조금 무법적이다. 도로는 최대한 교차로를 피하도록 설계되었다. 차들은 신호없이 달렸고, 차선없이 달렸다. 차들 사이에 조그마한 공간이 생기면 빈병에 쏟아붓는 물 처럼 오토바이들이 끼어들었다. 호텔로 돌아오는 택시안에서 몇 번인가 아찔한 순간을 겪으며, 어떻게 오토바이와 차가 부딪히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한참동안 의문에 빠졌었다. 나는 절대 자카르타에서는 운전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98년에 수하르토가 하야하면서 50여년간의 기나긴 독재가 끝났다. 다민족 국가답게 동티모르 사태처럼 소수민족을 핍박해 정권이 군사적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있었다. 보통 인민이 온순하면 독재가 길어진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세계 최고로 온순한 사람들이다. 독재라는 개념이 민주주의라는 반대항에 비춰서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독재가 생겨난 시점은 곧 민주주의가 생겨난 시점이다. 민주주의의 역사라 해봤자 길어야 1789년의 프랑스대혁명이 시작점일테니, 약 200년 중의 50년, 인도네시아는 민주주의가 생겨난 이래 1/4에 해당하는 기간에 해당하는 독재체제를 허용한 것이다. 그나마 그 이전에는 네덜란드의 식민지였으니, 사실상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 역사는 최근 10여년의 기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이력을 증명하듯, 컨퍼런스에는 무려 '미스 인도네시아2008'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라면 이명박이 가는 곳에 미스코리아가 못갈 것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또 굳이 오지는 않지 않는가. 나는 컨퍼런스에 들어가자 마자 앞자리에 앉아있는 미스인도네시아를 발견했을 때 권력과 미녀의 상관관계와, 인도네시아의 근대사를 떠올리고는 조금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그건그렇고 세계 각국의 미남은 나라마다 달라도 미녀는 어디서나 미녀였다. 미스 인도네시아 2008은 왕관을 쓸 자격이 있었다.  

급격한 발전 탓으로 인도네시아의 물가체계는 속절없이 꼬여있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택시로 30분이 넘게 걸렸는데, 택시비가 우리나라 돈으로 10000원이 채 안나왔다. 그런데 호텔에서는 캔 콜라를 3000원에 팔고 있었다. 어이없는 것은 세나야 시티다. 세나야 시티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번화한 5층짜리 쇼핑몰이다. 그 안에는 구찌, 페라가모, 버버리에서 부터 3D영화관, 어린이 전용 미용실까지 인도네시아의 이미지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세상의 모든 명품들과 귀족들을 위한 서비스가 모여 있었다. 가격은 한국에 비해서도 결코 싸지 않아서, 평생 택시를 운전해도 여기있는 가방하나 사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제 재화는 그 나라의 물가 사정을 보지 않고 가격을 책정하나보다. 대부분의 자카르타 사람들은 이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수 없다. 다만 그들은 유리창에 진열된 다른 나라의 명품들을 보고, 소유와 세련에 대한 욕망만을 키워간다. 그 욕망들의 추동이 우리나라에서 지난날 그랬던 것 처럼, 사람들을 경제 발전에 대한 희망에 부풀게 하고, 그들의 뇌리에 부의 절대적인 가치를 각인시키고, 자본의 착취를 정당화할 것이다. 시골도 도시도 아닌 모호한 길 위를 달리던 투어 버스는 인도네시아의 물신화된 앞날을 비춰주었다. 그 물신화는 문짝도 없는 낡은 버스를 타는 사람들에게 벤츠와 BMW를 몰고다니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Very Hot한 계절을 에어콘 냉방으로 쓸어내 버리고는, 여자 맛사지사로 하여금 맛사지를 받는 외국인에게 혀짧은 영어로 '왜 섹스를 하지 않나요?'라고 말하게 한다.

2010/03/12 00:25 2010/03/12 00:25
you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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